고양이

우리 뚠뚠이 고양이 동물병원 가는날

연 아 2023. 7. 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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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동순이한테는 미안한게 많다. 

첫째 애기가 너무 순하고 얌전하다보니 천방지축인 동순이는 사실 감당이 잘 안됐었다. 얌전하고 상대적으로 연약해 보이고 서열에서도 밀려나 쭈굴대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애기한테 더 많이 신경 쓴 것이 사실이였다. 애기는 잔병치례가 잦아서 천식에 귀 염증으로 병원을 자주 다녔었고 그러면서도 배만 만지면 헤까닥 하고 쩍벌녀가 되니 많이 만져주기도 했다. 

동순이는 어릴 때 화장실 모래를 캣리터 크리스탈로 썼었는데 그게 똥꼬에 박혀서 병원을 데려갔던 다음 부터는 하반신 근처에도 손을 못대게 하고 문다. 손에 상처 나기도 여러번이고 애도 싫어하니 아직도 만지기가 어렵다. 그러면서 무릎냥이, 팔베게냥이인거 보면 신기한데 집안 어디를 돌아다녀도 졸졸졸졸 따라다니는 스토커고양이면서 만지면 또 싫어한다. 

 

 

 

 

 

 

 

 

 

항상 활기차고 깨발랄한 동순이가 아프기 시작한건 치아흡수병변이 시작이였던 것 같다. 나중에 처방하는 약이나 급여, 도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얘기 하겠지만, 발치가 완치라고 하는 이 병은 겉보기에 치아가 많이 녹아 있다 해도 뿌리가 살아 있을 수 있고, 조금 녹아 있는데 뿌리는 다 녹아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엑스레이를 찍어봐야 발치 여부를 판단 할 수 있다. 수년 전에 치아 흡수병변 판정을 받고 매년 발치를 하네 마네 했지만 난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약을 도포 하고 잘 케어했기 때문에 올 4월에 스켈링을 하면서 엑스레이를 찍어 본 결과 뿌리가 살아 있다고 하여 발치는 내년 치아 상태를 보고 결정 하기로 했다. 

 

 

재작년 9월에 지금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동순이가 살이 심하게 빠졌었다. 처음엔 이사 준비랑 새로운 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알았는데 한달 동안 2키로가 넘게 빠져서 이상하다 싶어 병원을 데려갔다. 동순이가 평균 6.7키로인데 당시 병원을 갔을 때는 4키로대까지 빠져있었다. 검사 결과는 크레아틴 수치가 비정상 적으로 높았다. 2021년 10월 22일 검사 당시 2.8mg/dL, sdma 14.

피검사 결과를 듣는 순간부터 울고 집에가서 술마시고 밤새 울고 회사 출근 해서도 울고 그때만 생각하면 진짜 끔찍하고 지금 우리애가 살아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결론은 난 살렸다. 수치가 오르기도 했었고 동순이랑 싸울 때도 있었지만 살려서 2023년 3월 31일 1.6mg/dL 까지 내렸다. 

 

 

 

 

 

지금은 다시 6키로 대를 찍으시고는 다시 뚱냥이가 되었는데... 

 

 

올 4월에 스켈링과 필요하면 발치를 하기 위해 마취를 한 김에 초음파도 봐 달라고 했다. 배쪽에는 손도 못대게 하는 아이라 초음파는 처음이였고 병원 간 날 며칠 전에 오줌을 시원하게 못보는 것 같길래 방광염인가 싶어 초음파도 본 거였다. 근데.. 흡수병변 넘겼고 신부전 넘겼더니 이번에는 양쪽 콩팥에 8cm 짜리 종괴가 있단다. 초음 사진 보여주며 줄 그어가며 설명을 해주셨는데 종괴라는건 말 그대로 종양인지 어떤 것인지 잘 모르는 덩어리인데 우리 애 어디에 그만한게 들어있다는건지 황당하기만 하다. 병원에서는 추적검사를 해보자고 3개월 후에 다시 오라 하여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동순이가 질색팔색하는 동물병원 가는날. 근데 배 어떻게 만질지 벌써부터 걱정이... 수의사쌤 죄송해요 ㅠㅠ

 

 

 

 

 

 

얼마 전에 친구네 고양이가 복수가 차서 죽네 사네 하면 큰 병원 가서 백만원이 넘는 돈을 썼더니 알고보니 지방이였다는 지방 사기사건이 있어서 나도 제발 그런 사기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하나 걱정되는건 이동장에 죽어도 안들어갈라 그래서 그 무거운애를 또 어찌 집어넣느냐 하는건데.... 이것들이 이동장만 보면 도망가서 숨기 때문에 이틀 전에 거실에 꺼내놨고 이틀동안 아무일 없어서 방심하고 있으니 이 때 잽싸게 집어넣고 나와야한다.... 내가 사용하는 이동가방은 우주선 이동가방으로 앞뒤로 맬 수 있는데 가방처럼 매는거라 편하긴 한데 둘 다 무게가 만만찮으셔서 병원 한번 다녀오면 녹초가 되곤 하지만 그런건 상관 없으니 아프지만 말았으면 좋겠다. 

 

오늘 12시에 집에가서 들쳐매고 갈 예정인데 제발 아무일 없었으면 좋겠다. 노묘들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노령의 고양이들은 정말로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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